양보석 기자
우수한 보이차는 교목(喬木, 큰 나무)에서 수확한 대엽종 찻잎에서 만든 것이다.
특히 100년 이상 된 노수(老樹) 혹은 고수(古樹)에서 채취한 것이 최고급이다.
보이차는 생차와 숙차로 구분할 수 있다. 생차(生茶)는 발효 없이 자연 숙성된 것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이 난다. 숙차(熟茶)는 인위적으로 발효시켜 단기간 숙성시킨 것으로 감칠맛과 부드러움 맛이 있 다.
좋은 보이차는 비린내나 흙냄새(우대향)가 없고, 깊은 단맛이 난다. 특히 공기, 습기, 온도, 햇빛에 민감 하므로, 건조하고 통풍 잘 되는 곳에 저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곰팡이나 이상한 잡내가 나는 것은 보관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고급 보이차의 맛은 부드러운 단맛이 나고, 목 넘김이 깔끔하고, 뒷맛에서 감미(회감, 回甘)와 침향(陳 香)이 느껴진다. 단순히 오래되었다고 무조건 좋은 차가 아니다. 출처가 명확하고, 저장 상태가 좋으 며, 향미가 살아 있는 차가 진짜 보이차이다. 좋은 차를 마시면, 장기간의 숙성에 따라 오묘한 향과 깊은 자연의 맛이 입안에 퍼진다.
보이차 구매 시 주의할 점은 반드시 출처 확인하고, 믿을 수 있는 판매처에서 구매해야 한다. ‘고수차’, ‘노차’ 등 이름만 빌린 저 품질 보이차를 마시면 오히려 독을 마시는 것과 같다.
가능하다면 시음해서 마셔보고, 첫 향과 뒷맛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이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가치가 깊어지는 후발효차이다.
“좋은 차는 기다려야 하고, 좋은 사람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처럼, “시간이 빚는 차”이다.
해가 갈수록 숙성되는 보이차처럼, 인생도 시간이 흐르며 더욱 원숙해진다는 관조의 철학이 깃들어 있다. 보이차(普洱茶)의 철학은 “할아버지가 만들어 손자가 마신다”는 말에서 알 수 있다. 단순히 차(茶)를 마시는 행위를 넘어, 시간, 자연, 인간, 관계를 아우르는 깊은 정신세계와 연결되어 있다.